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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천마신교 교주실금일 장내는 교내 서열 10위에 해당하는 최고위 간부들의 긴급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다.
<최고위 긴급회의>를 열 수 있는 사람은 교주와 부 교주, 원로원의 태상 장로뿐이었는데, 금일 소집령을 발부한 이는, 부 교주 위지찬이었다.
“음…”
“실로 무지막지한 내용이구먼.” “놀랍기 그지없도다!” 장내의 인물들은 각 1부씩 공통의 내용으로 작성된 첨부 자료를 읽어 나갔다.
원활한 회의의 진행과 이해를 돕기 위해 위지찬이 미리 준비한 자료였다.
자료를 읽는 순간, 모든 이들의 눈이 경악의 빛으로 물들었다.
“부 교주. 이 내용이 사실이외까?” “믿을 수가 없구려…….” “백련교가 무림맹에서 사달을 일으켰다던데. 수장이 우천마검, 노영명이라 하지 않았소?” “아니오. 본 살참대의 정보에 의하면 노영명은 백련교의 교주가 아닌, 부 교주라 하더이다.” “허! 노영명 같은 고수가 누군가의 하수인이 되다니.” “과연 누가 노영명 같은 자를 부릴 수 있단 말인가?” 중인들의 의견이 분분하게 흘러나왔다.

대부분은 노영명을 수하로 부리고 있는 백련 교주에 대한 궁금증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백련교의 전신이 혈교이고, 노영명을 부 교주로 두고 사용할 수 있는 자라면, 혈마, 태호공밖에 없지 않소?” “허허. 번 장로. 혈마 태호공은 이미 옛날 투신의 손에 유명을 달리했소. 설마, 죽은 자가 부활하여 돌아왔을 리는 없지 않소?” 그들의 얼굴에 짙은 수심이 떠올랐다.
고심할수록 사안이 오리무중으로 치달았기 때문.
그때였다.
“교주님 이하, 장로님들. 말씀하신 부분도 중요하지만, 정작 더 중요한 건 따로 있습니다.” 위지찬이 기립하더니 중인들을 아우르며 말했다.
“그게 무엇이오? 부 교주?” “보고서엔 기재하지 않았으나, 저는 백련교의 첩자로 활동하며 매우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
“그것은, 백련교가 마물들을 복원, 생산 중이며 그 마물의 전력이 본교의 전력과 맞먹을 파워볼게임사이트 정도라는 겁니다!” 대경할 소리였다.
말하는 이가, 위지찬이 아니었다면 중인들은 콧방귀를 뀌었을 터.

하나 위지찬이 거짓말을 할 리 없다는 걸 알았기에.
중인들의 안색은 파리하게 물들어갔다.
“부 교주. 방금 발언은 사안에 따라 매우 위험할 수 있네. 정말 그대가 목격한 백련교의 마물이 본교의 전력과 맞먹을 정도란 말인가?” 교주이자, 부친인 위지강이 근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어찌 정확히 재단하겠냐마는, 마물이란 무릇 비대칭 전력에 속합니다. 단순히 강시나 인면지주의 수준이 아니었습니다.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거대한 이무기와 형체가 불분명한 괴수들. 게다가 ‘지옥 사자’를 연상시키는 섬뜩한 생명체들이 까마득하게 봉인되어 있었습니다.” ‘허…!’ ‘필시 방문좌도의 사이한 강령술과 마물 제조술로 이루어진 인위의 괴물들이겠군.’ ‘사태가 심각하구나!’ 원로들의 표정이 더욱 굳었다.
교주, 위지강 역시 번민에 휩싸인 듯, 수염을 쓸어내리며 이맛살을 찌푸렸다.
그러다 문득 위지찬에게 다가가 어깨를 두드리며 나직이 말했다.

“부 교주가 그리 말한다면 사실이겠지. 그런 흉흉한 자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간자로 활동하며 첩보를 입수한다고 고생이 많았네.” 분명 때아닌 격려였다.
게다가 평소 위지강은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었다.
해서, 위지찬은 내심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나 장내의 인물들 모두가 교주의 말에 공감하는 바였다.
“옳은 말씀입니다. 부 교주의 공이 적지 않소.” “이런 정보를 본교가 최초로 세이프파워볼 입수하게 되었으니, 우리는 한발 빠른 대비가 가능할 것이오.” “부 교주. 고생이 많으셨소.” 거듭되는 공치사에 위지찬은 얼굴을 붉혔다.
하나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그는 곧장 화두를 돌렸다.
“격려 감사합니다. 하나, 지금은 공치사를 논(論)할 때가 아닌 줄로 압니다. 더 놀라실 테지만, 저는 마물들을 확인한 후 백련교를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호법 파계승들과 격돌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무공은 서장밀교에 근간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단순한 내, 외가의 공부가 아닌 신묘한 술수마저 펼쳤습니다. 이는 백련교가 마물에 의존하지 않고도 가히 대경할 ‘무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입니다.” “하면, 부 교주의 말은?” “본교는 당장 초정예 인원을 구성해 감숙의 백련 교당을 토벌해야 할 것입니다.” 위지찬의 안광이 강한 열의로 번뜩였다.
그러나 교주와 원로들의 생각은 달랐다.

“부 교주.” “네, 교주님.” “그대의 생각은 응당 일리가 있네. 그런 마물이 세상에 나온다면 강호는 혈겁에 휩싸일 터. 하나 그 때문에 더욱 섣부르게 나설 수 없네.” “교주님!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마물들이 봉인되어 있는 지금이 바로 토벌의 최적기입니다. 시기를 놓치면 걷잡을 수 없게 될……” “부 교주!” 교주가 위지찬의 말허리를 잘랐다.
“넋 놓고 있자는 게 아니야. 그대의 말대로 우리는 백련교를 토벌할 것일세. 하나 그 시기는 매우 영리하게 설정해야 하네.” “교주님!”
“바로 백도무림이 있기 때문일세.” 말을 듣는 순간, 위지찬의 가슴이 철컹, 내려앉았다.
설마하니, 부친이 백도무림을 끌어들여 이해타산을 가늠할 거라곤 생각하지 않은 탓이다.
“본교와 백련교가 전면전을 벌인다면 이득을 볼 집단이 어딜까? 바로 백도 로투스바카라 것들이야. 그들은 어부지리를 노릴 게 자명하지. 본교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나서 대의와 명분, 실리를 모두 취해야 할 것일세.” 그러자 원로들이 하나둘씩 덧붙였다.

“노부의 생각도 그러하오.” “백련교의 힘이 강대하면 파워볼게임 강대할수록 본교는 몸을 사려야지. 그런 놈들과 정면으로 붙는다면 피해가 막심할 터.” “교주의 말대로 상황을 지켜보다 가장 적절한 시기에 움직입시다!” ‘아……!’
위지찬은 너무나도 혼란스러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천하제일의 힘을 가진. 가히 독보천하란 말이 어울리던 천마신교가 어찌!’ 분명 할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을 터다.
천마, 위지운은 앞뒤 가리지 않는 성미의 소유자였으니까.
하나 부친은 달랐다.
부친은 일신의 무공도 고강했을뿐더러, 지략과 책략에 능통한 문사적 기질을 지닌 자였다.
“교주님. 장고 끝에 악수 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을 방치한다면 강호 전체는 물론이고, 무고한 백성들마저 혹세무민 당해, 막심한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위지찬은 다시 한번 부친을 향해 열변을 토했다.
그러나 그 주장은 외려 부친의 화를 북돋을 뿐이었다.
“그대는 천마신교의 부 교주일세. 비록 전대 교주이신 아버지의 교칙 개정으로 본교의 어두운 면이 현재에 이르러서 희석되었다고 하나, 본교는 바로 2대 전만 해도 마신께 인신 공양을 하던 집단이란 말일세. 본분을 잊지 말게.” 동시에.

[찬아. 회의가 끝나고 밤이 되면 내 처소로 와라.] 위지찬의 귀에 부친의 전음성이 각인되었다.
‘아버지…’ 위지찬은 침울한 기색을 띠며 고갤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엔 쉬이 고집을 꺾지 않을 겁니다!’ 결코, 물러설 생각 따윈, 품지 않았다.


이튿날, 모용세가-돌석 아재! 아, 거기! 그래요. 거기 그 흉물스러운 것 좀 치우고!
-백부님! 안 된다니까요? 그 추레한 옷은 뭡니까? 일전에, 육 소저가 선물해 준 비단 장포 있잖아요. 그런 것 좀 걸치시라니까!
-대총관님! 대총관님은 세가의 얼굴입니다, 얼굴! 오늘 같은 날은 금붙이도 좀 주렁주렁 끼시고. 에잉! 거, 말 안 해도 잘 아시는 분이!
벽두 새벽부터 시작된 소어의 닦달은 해가 중천에 뜬 현재도 계속해서 이어졌다.

‘끄응…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아무튼 소어 녀석, 극성이라니까!’ ‘공자님을 누가 말려! 누가!’ 모용백, 연소소 부부와 대총관은 혀를 내둘렀다.
하나 소어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걸, 반복적으로 학습해왔기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라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사부님… 혹시 아버지의 방문 때문에 이토록 신경을 쓰시는 겁니까?” 이백이 분주하게 세가의 정비를 관리 감독(?)하고 있는 소어를 향해 물었다.
“……어? 뭐 그런 건 아니지만.” “혹시 그런 거라면, 사부님. 정말 이럴 필요가 없습니다.” “거 답답한 소리 하네. 인마! 네 부친께서 어떤 분이냐? 천하제일의 거부 중 한 분이신데. 본가도 좀 있어 보여야 격이 맞을 거 아니야!” 무른 소리를 늘어놓는 제자를 향해 소어가 핀잔했다.
하나 이백이 왜 그런 말을 한 건지, 깨닫게 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와… 왔어요, 왔습니다! 진 공자님!” 일꾼 돌석 아재가 소어에게 부리나케 달려와 외치고….
‘설마… 저분이?’ 중인들의 눈앞에 자그마한 체구에 단출한 의복을 걸친 평범하기 그지없는 중년인이 들어선 것이다.
‘중원 최고의 재벌 대인이…’ ‘저렇게 평범하다고?!’ 아니.

이건 평범의 범주를 넘어섰다.
평범이란 자신의 신분에 걸맞은 행색일 때나 성립되는 말.
중원 3대 재벌이 흔한 시종 하나 없이 단신으로 나타난 것은.
결코, 평범함과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산동, 이가장의 이건희라고 합니다. 부족한 아들 녀석을 맡겨두고 이제야 찾아뵙게 되었으니 송구스럽습니다.” ***
모용백은 이건희 대인을 가장 넓은 접객실로 모시고 미리 초빙한 <청아루>의 수석 주방장이 만든 최고의 요리와 금존청까지 내어놓은 채, 접대에 만전을 기했다.
장내에는 모용백, 소어, 연소소, 대총관에 이건희 대인과 이백이 자리하였다.
“허허… 산동, 이가장의 이 대인께서 이 누추한 곳까지 방문해주셔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가주님. 저야말로 영광이지요. 허허허.” 그렇게 이건희 대인이 돌아가며 인사를 나누다가.
소어와 시선을 맞추는 순간, 돌연 눈을 미묘하게 반짝였다.
“귀하께서 위명이 자자한, 진 대협이시겠구려. 산동, 이가장의 이건희입니다.” “위명이 자자하다니요! 하하. 게다가 대협이란 말도 송구스럽습니다! 더구나 중원 3대 재벌로 불리시는 대인께 그런 호칭을 받자니, 황망하기 그지없습니다! 하하하.” ‘윽…’

‘처세술 한 번… 대단하구나.’ ‘저건 좀 심한 거 아냐?’ 소어의 모습을 보며 중인들은 치를 떨었다.
아니나 다를까.
헤벌쭉-
소어는 좋아서 날아갈 것 같은 경쾌한 얼굴로 웃음까지 흘리고 있는 게 아닌가.
‘저걸 어째… 저걸.’ ‘저게 정말 백도 십대고수 맞아?’ ‘공자님… 당신은 도대체…’ 하나 이건희 대인은 그런 소어의 환대(?)가 기꺼웠는지 사람 좋아 보이는 얼굴을 하고서 허심탄회하게 말했다.


“사실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는 무림인도 아닌 데다, 할 줄 아는 파워볼사이트 거라고는 돈 버는 것밖에 없는 무지렁이라 불청객이 되진 않을까 했지요. 하나 이처럼 반색하며 맞아주시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그러자.
“할 줄 아는 게 돈 버는 것밖에 없으시다뇨! 세상에 그 짜릿한 능력을 지니셨으면서 그런 말씀을 하시면. 하하하! 섭섭하지요.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능력 중 돈 버는 능력이 으뜸이란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정말이지 확신으로 가득 차다 못해, 터질 것 같은 의욕을 드러내며 소어가 이건희 대인을 향해 엄지를 척! 치켜들었다.

“껄껄껄! 진 소협! 귀하께선 참으로 유쾌하신 분이군요!” “천하의 누구라도 이 대인 앞에선 유쾌해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하. 하하하!” 점입가경이지만 희한하게 두 사람의 죽은 척척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그나저나 우리 백이를 보니,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모르겠군요. 비실비실하던 녀석이 이젠 아예 근육 덩어리가 된 듯합니다. 허허.” 이건희 대인의 시선이 아들, 이백을 훑다가 다시 소어에게로 향했다.
“고생 많았지요. 저런 몸요?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매일 같이 값.비.싼. 약초들을 뭉텅이로 쏟아부어 약수를 제조하고 그 약수에 몸을 회복시키길 반복해야 저런 튼튼한 몸이 만들어지죠. 우리 사랑스런 제자 백이를 고수로 만들기 위해 피와 땀과 예산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하핫!” 순간 대총관은 한 가지 확신을 하게 되었다.
‘이 대인… 한두 푼으로 안 될 겁니다. 허허! 허허허!’ 협상의 대가, 소어의 눈이 총기로 번들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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